책/읽고나서

앰버 연대기

써당 2012. 12. 7. 16:20



앰버 연대기. 1: 앰버의 아홉 왕자

저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출판사
사람과책 | 2010-07-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지의 제왕]이래 최고의 걸작, 판타지 문학의 혁신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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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2: 아발론의 총

저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출판사
사람과책 | 2010-07-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지의 제왕]이래 최고의 걸작, 판타지 문학의 혁신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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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3: 유니콘의 의미

저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출판사
사람과책 | 2010-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지의 제왕]이래 최고의 걸작, 판타지 문학의 혁신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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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4: 오베론의 손

저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출판사
사람과책 | 2010-07-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지의 제왕]이래 최고의 걸작, 판타지 문학의 혁신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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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5: 혼돈의 궁정

저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출판사
사람과책 | 2010-09-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반지의 제왕]이래 최고의 걸작, 판타지 문학의 혁신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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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버의 아홉왕자 >


그다음은 베네딕트였다. 키가 크고, 고집이 셌다. 몸도 마르고 얼굴도 여윈 편이었지만 마음은 넓었다. 베네딕트는 오렌지색의 노란색, 갈색 옷차림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건초 가리, 호박 허수아비,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이 떠올랐다. 베네딕트는 턱이 길고 튼튼했고 눈은 담갈색이었으며 머리털은 곱슬곱슬한 기운이라고는 전혀 없는 갈색이었다. 베네딕트는 황갈색 말 옆에 서서 꽃 꿰미가 감겨 있는 장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베네딕트는 좀처럼 웃지 않았다. 나는 베네딕트를 좋아했다.


=


왜 베니묘사하죸ㅋㅋㅋ 이름도 똑같은데 존웃ㅋ 베네딕트가 검술의 달인이라는게 좀 웃기고도... 

여튼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보단 좀 더 가벼운 느낌이다.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 느낌. 묘하게 기괴한 느낌도 있고... 영상화 잘하면 쩔어줄 거 같다. 무엇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같은 왕자들의 왕위 다툼이 꽤 재미있다. 니편 내편 없는 그런 느낌으로ㅋㅋㅋ 여캐 비중이 약한 건 좀 아쉽... 근데 원래 로저 젤라즈니한테 쩔어주는 여캐같은 건 별로 기대하지 않아서ㅎ 그나마 2권에서 다라 캐릭터 나쁘지 않던데 잘 빠졌음 좋겠다.


=

< 아발론의 총 >


랜덤은 턱수염을 기른 건장한 사내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랜덤이 말했다.

"죽었어. 아주 얇은 칼이야. 멋진 솜씨군. 방금 당했어."

"서둘러!"

우리는 터널로 달려가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목적지는 일곱 번째 갈림길에 있었다. 그곳으로 다가가며 나는 그레이스 원더를 뽑았다. 금속으로 보강된 검고 거대한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랜덤도 내 바로 뒤를 따라왔다. 거대한 방의 바닥은 검정색이었고 마치 유리처럼 매끄러워 보였지만 미끄럽지는 않았다. 그 위에서 패턴이 불타올랐으며, 그 안의 복잡한 곡선으로 된 미로가 어렴풋이 반짝였다. 길이는 약 150미터 정도였다. 우리는 패턴 가장자리에 멈춰 서서 패턴을 살펴보았다.

누군가 그 안에서 걷고 있었다. 패턴을 볼 때면 늘 느끼곤 하는 따끔따끔한 냉기가 느껴졌다. 다라일까? 그 주위로 분수처럼 끊임없이 뿜어 나오는 불꽃 때문에 패턴 안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누구이든 간에, 왕족임이 분명했다. 왕족이 아닌 자가 패턴을 걸으면 죽는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게다가 저 인물은 이미 그랜드 커브를 지나 마지막 베일을 향해 접어들고 있었다.

불타오르는 형체는 움직임 그 모습을 바꾸는 듯했다. 잠시, 내 모든 감각은 잠재의식에서 흘깃 본 광경들이 의식 영영역으로 올라오려는 것을 계속해 거부했다. 그러나 랜덤이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고, 이로 인해 내 무의식의 댐이 무너졌다. 수많은 인상들이 내 마음속으로 홍수처럼 밀려 들어왔다.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 방에서 그것은 까마득히 솟구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는 점차 줄어들었고,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한순간 그것은 날씬한 여인처럼 보였다. 다라이리라. 이글거리는 불빛을 반사해 밝게 보이는 머리털은 물결처럼 하늘거렸고, 정전기 때문에 탁탁 소리를 냈다. 이윽고 그것은 머리털이 아니라 넓은 이마처럼 보이는 곳에 난, 호를 이루며 휘어진 거대한 뿔이 되었고, 그 소유자는 비틀어진 다리의 발굽을 움직여 이글거리는 길을 어렵사리 나아가고 있었다. 그다음에는 뭔가 다른 것이... 거대한 고양이... 얼굴 없는 여인... 반짝이는 날개를 가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 재로 된 탑...

내가 외쳤다.

"다라! 거기, 너야?"

내 목소리가 메아리 쳤다. 저기 보이는 형체가 누구든 또는 무엇이든 간에, 지금 그 형체는 마지막 베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 노력에 나도 모르게 공감한 나머지, 내 근육도 바짝 긴장했다.

마침내 그 형체가 베일을 통과해 나아갔다.

그랬다. 저건 다라였다! 늘씬하고 위엄이 있었다. 아름다운 동시에 끔찍했다. 다라의 모습은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환희에 젖어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렸으며, 입술 사이로는 비인간적인 웃음소리를 흘렸다.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꼼짝할 수도 없었다. 내가 정말로 저것과 껴안고 애무하고 사랑을 나누었단 말인가? 저것하고?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혐오감과 유혹을 동시에 느꼈다. 나를 압도하는 이 상반된 감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윽고 다라가 나를 보았다.

웃음소리가 그쳤다. 달라진 다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코윈 왕자여, 이제 당신은 앰버의 군주인가?"

나는 간신히 답을 찾아냈다.

"사실상 그렇지."

"좋아! 그렇다면 그대는 자신의 네메시스를 보라!"

"넌 누구지? 넌 무엇이지?"

"그대는 절대 알지 못하리라. 이제 때가 늦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군. 무슨 뜻이지?"

"앰버는 멸망할 것이다."

그리고 다라는 사라졌다.

랜덤이 말했다.

"제길, 대체 저건 뭐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정말로 모르겠어. 그리고... 저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어."

랜덤이 내 팔을 쥐며 말했다.

"코윈, 저 여자, 또는 저건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진짜 그렇게 될 수도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이제 어쩔 생각이야?"

나는 그레이스 원더를 칼집에 넣고 문으로 돌아갔다.

내가 말했다.

"뒷정리를 해야지. 이제 늘 원하던 걸 손에 넣었으니 그걸 잘 간직해야 해.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걸 멍하니 뒷짐 지고 앉아 기다리고만 있을 생각은 없어. 그것이 앰버에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 막을 거야."

랜덤이 물었다.

"어디로 가면 그걸 찾을 수 있는지 알아?"

우리는 터널을 나왔다.

내가 말했다.

"검은 길 끝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동굴을 지나 시체가 있는 계단으로 갔고, 그 위의 어둠 속을 빙글빙글 돌며 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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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의 정체는 중반부터는 아주 쉽게 예상가능하지만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이...? 다음권 기대된다! 

..............근데 희망도서 언제 와요.....ㅠㅠ


=


나는 손에 든 카드를 눈여겨보았다. 브랜드는 나와 닮았지만, 나보다 키가 작고 날씬했다. 머리털은 피오나처럼 붉었다. 녹색 승마복 차림에 백마를 타고 있었다. 얼마나 예전이었을까, 나는 생각에 잠겼다. 브랜드에게는 몽상가, 신비론자, 시인의 기질이 있었고, 만사에 환멸감을 느끼거나 또는 우쭐한 상태였고, 의심 섞인 눈초리로 세상을 삐뚤어지게 보다가도 또한 어떤 때에는 순진함 그 자체이기도 했다. 브랜드의 감정에 중도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브랜드의 복잡한 성격을 설명하기에 조울증이라는 용어는 뜻하는 바가 너무나도 단순하지만, 적어도 브랜드의 성격이 나아가는 방향과 그 뒤에 늘어 서 있는 온갖 특성을 설명하는 실마리 정도는 제공해 줄지도 모르겠다. 말이 나온 김에, 나는 가족 가운데 브랜드가 가장 매력 있고, 사려 깊고, 고결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먼저 어떻게 할까 두려워 함께 있기를 피할 정도로 너무나 신랄하고, 빈정거리고, 지독히 야만스럽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에릭과의 마찰로 내가 앰버에서 쫓겨나기 얼마 전 마지막으로 브랜드를 보았을 때, 브랜드는 후자에 속했다.

...브랜드의 카드를 응시하는 동안 내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과 감정이 오갔고, 나는 마음과 의지를 뻗어 브랜드가 채우게 될 빈 공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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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귀여움 :3... 안 찌질해서 더 좋음d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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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이제와 고백하는 거지만, 저는 당신이 우리 둘만이 즐기는 파티에 저를 초대하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럼 제가 받아들이면 얼마 뒤 저는 추운 언덕 어딘가를 홀로 헤매게 도리 거고 말이죠.”


여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제와 고백하는 거지만, 그렇게 할 생각이었답니다. 코윈. 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왜 아닌가요?”


여인은 다가오는 붕괴의 선을 가리켰다.


“이제 당신을 잡아 둘 필요가 없거든요. 저걸 보면 궁정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이제 혼돈이 다가오는 걸 누구도 막을 수 없어요.”


나는 살짝 몸을 떨었다. 여인은 우리 잔에 다시 술을 따랐다.


여인이 계속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 혼자 있고 싶지는 않아요. 저건 몇 시간 뒤면 여기에 도착할 거에요. 마지막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제 누각까지 갈 필요조차 없어요.”


나는 고개 숙여 절했고, 여자는 내게 바짝 다가왔다. 안 도리 것도 없었다. 여자와 술. 나는 죽을 때 이 둘만 있으면 된다고 늘 큰소리치지 않았던가. 나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어쩌면 여인의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아발론을 떠났을 때 검은 길에서 나를 함정에 빠뜨렸던, 여자를 닮은 존재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그 여자를 도우러 갔지만 어느새 그 여자의 초자연적인 매력에 사로잡혔고, 여자의 가면을 벗겼을 때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지독히 두려웠다. 비록 내가 철학자는 아니지만, 모두가 상황에 따라 바꿔 쓰는 가면이 한 벌 정도씩 있다는 것쯤은 안다. 이에 대해 통속 철학자들이 맹렬히 비난해 온 것도 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인상이 좋았지만 나중에 속내를 알게 된 뒤 혐오하게 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때로는 검은 길에서 만난 여자와 별로 다르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즉, 가면 뒤에 아무것도 없는 그런 존재 말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가면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종종 훨씬 낫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지금 내게 안겨 있는 이 여인의 내면은 사실 괴물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러하리라.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렇지 않은가? 내가 지금 이 시점에서 포기했을 때 훨씬 더 엉망인 상황이 찾아와도 하등 이상할 게 없었다. 나는 이 여인이 좋았다.


나는 와인을 마저 마셨다. 여인은 내 잔을 다시 채우려 했고, 나는 그런 여인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


여인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싱긋 웃었다.


내가 말했다.


“당신의 설득은 거의 성공할 뻔했습니다.”


이윽고 주문이 깨지지 않도록 나는 네 번 입맞춤을 해 여인이 눈을 감게 했다. 나는 스타에게 가 등에 올라탔다. 사초는 시들지 않았지만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그자의 말이 옳았다. 비록 여기저기 이가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혼돈이 세운 계획치고는 꽤 정교했으며, 어찌되었든 시간을 끌겠다는 여인의 계획은 성공한 셈이었다.


“안녕, 숙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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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윈이 이 숙녀를 만나는 부분은 존 키츠의 시 <무자비한 미녀>에서 그 모티프를 따 왔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오, 무슨 번민이 있나요, 무장한 기사여/ 홀로 창백한 모습으로 헤매고 있나니/호수의 사초는 시들고/새들도 노래하지 않는데.//오, 무슨 번민이 있나요, 무장한 기사여,/그토록 여위고, 그토록 슬픔에 잠겼으니/다람쥐의 창고는 가득 차고/추수도 끝났는데.//저는 봅니다, 그대 이마 위에서/고뇌와 열병의 이슬로 젖은 백합을./그리고 그대의 뺨에 희미해지는 장미/역시 빨리 시드는 것도.//나는 초원에서 한 숙녀를 만났으니,/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요정의 딸이었소/그 여인의 머리털은 길고, 발걸음은 가볍고/눈동자에는 야성의 기운이 깃들어 있었소.//나는 여인의 머리에 꽃다발을 만들어 주었소./팔찌와 향기로운 허리띠도,/여인은 사랑한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달콤한 신음을 내었소.//나는 그 여인을 천천히  걷는 내 말에 태웠고/온종일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질 않았소./그 여인이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요정의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그 여인은 내게 달콤한 풀 뿌리와/야생 꿀과 감로를 찾아주며/틀림없이 낯선 언어로 말했소/’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요’라고//여인은 나를 요정의 동굴로 데려가/눈물 흘리며 비탄에 잠겨 한숨을 쉬었소./그리고 나는 야성의 기운이 깃든 여인의 눈을 감겼소./네 번의 입맞춤으로//그곳에서 여인은 나를 어르듯 재웠고/아! 슬프도다! 나는 꿈을 꾸었소./내가 마지막으로 꾼 꿈을./바로 이 싸늘한 산허리에서.//나는 보았소, 창백한 왕들을, 왕자들을.//창백한 용사들을, 모두 죽음처럼 창백했소./그들이 외쳤소. ‘무자비한 미녀가/그대를 노예로 삼았구려!’//나는 보았소, 어스름 속에서 섬뜩한 경고를 발하며/크게 벌어진 그자들의 입을,.그리고 잠에서 깬 나는 여기,/이 싸늘한 산허리에 있음을 알았소.//이것이 내가 홀로 창백한 모습으로 헤매며/여기 머무는 이유라오./비록 사초는 호수에서 시들고/새들은 노래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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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나중 권으로 갈 수록 슬렁슬렁 읽어내려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