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요새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대실 해밋. 아직 그 시리즈는 도서관에 안 들어와서 못봤고 열린책들에서 한 권 나온 것이 있길래 빌려봤다. 미국산 하드보일드탐정의 효시라고 하더니 과연 필립 말로 스멜ㅇㅇ 그런데 여자에겐 좀 더 박하군ㅋ (캐릭터가) 사실 탐정소설 볼 땐 여캐는 기대도 안함... 기대를 접고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캐들은 언제나 예외없이 나의 발 기대 정도가 딱 적당하긔...
아래는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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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는 움켜쥔 옷깃으로 그를 천천히 돌려 세우고 그가 조금 전에 앉았던 의자 앞으로 밀고 갔다. 고통이 어렸던 납빛 얼굴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스페이드는 빙긋 웃었다. 부드럽고 약간 나른해 보이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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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신문에서 고개를 들지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청년은 정말로 스무 살도 안 되어 보였다. 몸집과 마찬가지로 이목구비도 가늘고 단정했다. 피부는 매우 깨끗했다. 창백한 두 뺨을 얼룩지게 하는 수염도 핏기도 없었다. 그가 입은 옷은 새 것도 아니고 특별히 좋은 품질도 아니었지만, 그 옷매무새에는 남성적이고 견고한 단정함이 어려 있었다.
스페이드는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그 친구는 어디 갔지?" 그리고 둥글게 말아 쥔 갈색 종이 안에 담배 가루를 털어 넣었다.
청년은 신문을 내리고 일부러 느릿하게 그를 돌아보았다. 몸에 밴 재빠른 동작을 자제하는 것 같았다. 길고 곱슬곱슬한 속눈썹에 반쯤 가려진 개암 빛의 작은 두 눈이 스페이드의 가슴을 보았다. 그는 그 앳된 얼굴만큼이나 건조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요?"
"그 친구 어디 갔느냐고?" 스페이드가 계속 담배를 만들면서 말했다.
"누구요?"
"남색꾼 말이야."
개암 빛 시선이 스페이드의 가슴에서 밤색 넥타이 매듭까지 올라가더니 거기서 멈추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청년이 물었다. "지금 날 놀리는 건가요?"
"그렇게 되면 말해 주지." 스페이드는 담배를 핥고 청년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뉴욕에서 왔지?"
청년은 스페이드의 넥타이만 바라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페이드는 젊은이가 그렇다고 대답하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봄스 법에 쫓겨 온 거야?"
청년은 스페이드의 넥타이를 잠깐 더 들여다보다가, 다시 신문을 들고 눈길을 그리로 돌리며 '저리 가요'하고 입 구석으로 말했다.
스페이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소파에 편안히 등을 기대며 태평스럽게 말했다. "나한테 말하지 않고는, 적어도 일부는 말이야,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할걸. 그리고 G한테 가서 내가 그렇게 말하더라고 전해도 좋아."
청년은 신문을 탁 내려놓고 스페이드에게 고개를 돌렸지만, 그 차가운 개암 빛 눈은 넥타이만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조그만 두 손을 배에 대고 말했다. "계속 그러면 험한 꼴 볼 수 있어. 그것도 아주 많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조롭고 고압적이었다. "가라고 했어. 저리 꺼져."
스페이드는 안경을 쓴 땅딸막한 남자와 날씬한 다리의 금발 여자가 두 사람 앞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 뒤 쿡쿡 웃고 말했다. "그런 말은 7번 거리에서 하면 아주 잘 통할 거야. 하지만 네가 지금 있는 곳은 롬빌이 아니라 내 도시야." 그는 담배 연기를 빨아들였다가 길고 흐린 구름으로 뿜었다. "그래, 그 친구는 어디 갔어?"
청년은 두 마디를 내뱉았는데, 첫 마디는 목이 막힌 듯 짧은 두 음절이었고, 두 번째는 '새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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