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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끝

저자
아서 클라크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02-09-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류 진화의 비밀을 둘러싼 충격적인 미래상 “별들은 인간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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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거야. 한 평생의 기간 동안, 인류는 이제까지 어떤 종족도 알지 못한 행복을 이룩했다. 그것은 황금 시대였다. 그러나 황금이란 석양의 빛깔, 가을의 빛깔이기도 했다. 그리고 오직 캐렐런만이 겨울폭풍의 첫 흐느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캐렐런만이 황금기가 얼마나 빠르고 무자비하게 그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가를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더 이상 쟁취할 것이 남지 않았고, 너무나 많은 유흥과 오락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약 5백 시간의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퍼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설사 잠을 안 자고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스위치만 돌리면 볼 수 있는 그 오락물의 20분의 1도 즐길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수동적인 스펀지가 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죠. 흡수만 하지 창조는 하지 못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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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SF 계의 3대 거장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서 클라크는 그중에서도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현역 작가입니다. 클라크의 작가로서의 경력은 2차 세계 대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실로 대단한 필력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다윈주의자로서 치열한 적자생존을 합리화하면서 미국인들의 모순된 우월의식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하인라인이나(따라서 그의 작풍은 파시즘과 무정부주의 사이의 극단을 종횡무진하죠) 유태인 출신으로 자기 과시욕이 강한 낙관적인 과학만능주의자 아시모프와는 달리 (그는 높은 지능의 로봇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낙관했고, 그 결과 착한 로봇이란 개념을 창안해 냈지요) 클라크는 과학과 테크놀로지에 정통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우주와 인류의 미래를 진지하고 철학적인 시선으로 조망하는 그만의 특색을 보여줍니다. 클라크의 이러한 성향에서 같은 영국 작가인 웰즈나 올라프 스태플든의 영향을 읽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클라크는 빅 쓰리의 다른 멤버들에 비교하면 묵시론적인 시각이 짙습니다. 그러나 헉슬리나 자먀찐, 또는 오웰처럼 인류 사회의 미래를 암울한 장막으로 뒤덮을 정도는 아닙니다. 아마 정치 풍자와 결부된 과학소설 대 과학 테크놀로지와 인류의 결합이 빚을 미래에 주된 관심을 기울이는 과학소설 차이의 본질적인 차이 탓이겠지요. 따라서 앨빈은 멋진 신세계의 존처럼 목을 매어 자살하지 않으며 1984년의 윈스턴 스미스처럼 쥐에게 물어뜯기는 고문을 당하거나 우리들 에서처럼 기억소거를 당하지도 않습니다. 안테나의 임무를 마친 후부터, 그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지닌, 다시 말해서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서 새 출발합니다. 나아가 그의 자율성은 다이어스퍼 시민 전원에게 확장됩니다. 그러나 유년기의 끝 에서 우주로의 진출은 도시와 별 에서처럼 인류 모두에게 주어진 자율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외계인들에 의한 일방적인 선발 형태를 띠게 됩니다. 그렇다고 지구에 남은 사람들에게 다이어스퍼 시민들처럼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신인류에게 에너지로 흡수되어 버리는 대지와 함께 먼지가 되어버리니까요.



아서 클라크와 유년기의 끝을 까는지 두둔하는 건지 알 수 없었던 마지막글...

여튼 아서 클라크 단편은 읽다가 그만뒀고 라마 시리즈나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안 봤는데... 이 설명대로라면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닐듯하다;


오버로드라는 명칭이 전혀 관계없는데 계속 오버로드/오버라이딩 생각나게 해서 웃겼다... 하찮은 전공병같으니 -_ㅠ


여튼 SF는 특성상 작가의 관점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장르 중 하나가 아닐까.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